‘주 69시간’ 자신있게 추진하던 노동부 ‘멘붕’…어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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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03/17 l 작성자 : 뉴아돔스 l 조회수 : 900 l | ||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던 ‘주 69시간’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노동부가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한 여론의 거센 반발에 대통령실의 보완 지시까지 떨어지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제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경제계·재계 의견에 비해 노동자 의견은 제대로 듣지 않은 것이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과 여당, 주무 부처가 정책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이 여과없이 노출되면서 ‘졸속 행정’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노동부의 이번 개편안은 지난해 7월 발족한 전문가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미래연)’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동시장과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정부 추진과제의 구체적인 방안을 학계 전문가 12명에게 맡겼다. 미래연은 지난해 12월 연장노동시간 관리단위를 현행 ‘1주’에서 ‘월·분기·반기·연’으로 유연화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이후 노동부가 추가 논의를 거쳐 ‘근무일간 11시간 휴식을 둔 주 69시간(주 6일 기준, 7일 기준으로는 80.5시간) 또는 주 최대 64시간’이라는 정부 안이 확정됐다.
노동부는 정부안을 강하게 추진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부안을 공식 발표하면서 “노사의 시간주권을 돌려주는 역사적인 진일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론의 거센 역풍이 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가 노동시장 개편의 파트너로 낙점한 2030 대기업·공기업 사무직 중심 노조인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조차 정부안에 반대했다. 여론을 의식한 대통령실은 지난 14일 ‘더 다양한 의견을 들으라’며 보완 검토 지시를 내렸다.
반년이나 있었는데…노동자 의견 ‘사실상 패싱’
노동부는 급히 추가 의견 수렴과 해명에 나섰다. 권기섭 노동부 차관은 16일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실이 주최한 ‘근로시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현장에서는 정당한 보상 없이 연장노동만 늘지 않을지, 제대로 쉴 수 있을지, 악용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제도의 원래 취지가 살 수 있도록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권 차관은 “주 52시간의 경직성을 벗어나 업무시간을 노사합의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는 휴식과 건강을 보장해 궁극적으로 실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게 본래 취지”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이어졌다. 유준환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의장은 “설령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하는 노동자가 있다 해도, (정부는)예외적인 상황을 일반적이라는 전제로 입법하는 것이라 우려가 크다”며 “이번 개편안은 취지의 실재 여부가 불분명하고 우려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해 반대의견을 낸다”고 했다. 유 의장은 “과로 우려가 극단적인 가정이라는 말보다는, 적어도 이 우려로부터 노동자 두텁게 보호할 수단을 넣고 국민 대다수인 노동자의 신뢰를 쌓는 게 먼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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